'수능, 출제의 비밀'은 대한민국 2급 국가기밀인 '수능 출제'를 위해 40일간 봉인되는 출제 본부에 얼떨결에 합류하게 된 지방 소도시 국어 교사 맹보람(이선빈 분)이 오탈자도 시비도 없는 '문제없는 문제'를 만들어내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미션 코미디다. 2022년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연출한 이용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이선빈, 유재명, 김영민, 전석호 등이 출연한다.
수능은 매년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국가적인 행사다.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 교사까지 시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하지만 정작 그 시험문제를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어떤 공간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문제가 완성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영화는 바로 이 부분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물론 실제 수능 출제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세밀하게 재현하는 작품은 아니다. 극적인 재미를 위해 각색된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출제위원들이 생활하고, 하나의 문제를 완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을 통해 수능 출제 본부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엿보게 한다. 누구나 경험했거나 관심을 가졌던 시험의 이면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소재 자체가 주는 신선함이 있다.
물론 모든 장면이 웃음을 터뜨리는 것은 아니다. 폭발적인 웃음이나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결정적인 코미디 장면을 기대한다면 다소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다. 갈등이 반복되는 일부 장면에서는 비슷한 방식의 웃음이 이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일정한 수준의 유머를 유지하며 관객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수능, 출제의 비밀'의 강점은 결국 소재의 참신함과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대중적인 웃음의 조합에 있다. 국가기밀이라는 무거운 단어를 친근한 코미디로 풀어내면서 관객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소개한다.
수능에서 3등급은 최상위권 성적은 아니지만 결코 쉽게 받을 수 있는 등급도 아니다. 특히 관객마다 정답이 다른 코미디라는 과목에서는 더욱 그렇다. '수능, 출제의 비밀'은 폭소 대신 꾸준한 웃음을 택했고, 연기 잘하는 배우들과 신선한 소재를 앞세워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코미디 영화로서 충분히 인서울까지는 합격이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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