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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 프린세스>, 그 많던 박해영은 어디로 갔을까

    <마이 프린세스>, 그 많던 박해영은 어디로 갔을까

    7회 MBC 밤 9시 55분 방송 4주째, 아직도 황실재단 발족식을 발표하는 자리이자 황실과 황궁의 모습을 대중에게 처음 선보이는 기자 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6회처럼 느슨한 스토리의 공백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기자 회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 인물들의 본심과 욕구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설(김태희)은 박해영(송승헌)에게 “박해영 씨가 제일 미운 적이 아니”라고 고백하면서도 “친아버지 누명 벗기자고 우리 가족들 상처주는 일 절대...

  • KBS <드림하이>│이 농약 같은 녀석들

    KBS <드림하이>│이 농약 같은 녀석들

    “저 여ㄱㅣㅆ습니다!!! 잠시만요!!!” 어디선가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쿵쿵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진다. 해사한 미소를 보이며 강단에 올라와서는 자발적으로 사랑의 총알까지 쏘며 포토타임을 즐긴다. KBS 무대에 올라 “숲을 움직이는 싸나이! 송~삼동이라 캅니더”라고 넉살 좋게 외치던 송삼동처럼, KBS 의 김수현은 현장공개에서도 가장 씩씩한 모습이다. 한창 촬영을 하다가도 '컷' 소리가 나면 수십 대의 카메라를 향해 즉석 포토타임을 ...

  • < PD수첩 >, 꿈에서 깨어라

    MBC 화 밤 11시 15분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를 다른 어제의 은 참담한 나머지 현실감이 없어 디스토피아 스릴러 같은 느낌을 줄 정도였다. 안락사 약물이 부족해 산채로 파묻힌 돼지들의 매몰지 위로 흥건한 핏물이 고이다 인근 도로까지 흘러내리고, 간혹 아직도 숨이 붙어있는 돼지들의 입김이 하얀 연기처럼 뿜어져 나온다. “일주일이 안 된 송아지가 지 어미를 찾아가서 어미 젖을 물고 죽더라니까요.” “(주사를 놔도) 바로 안 죽더라구요. 세...

  • <한일전>, 역사적 패배 그 이후

    <한일전>, 역사적 패배 그 이후

    화 KBS2 밤 10시 25분 근대 축구는 수많은 라이벌전을 남겼다. 스페인 민주화의 역사를 담은 엘 클라시코 더비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대결이고, 프리미어리그 명문 대결인 레즈 더비 역시 승점 3점이라는 의미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전통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축구장의 혈투는 한일전이다. 축구의 모티브가 기본적으로 전쟁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과거사에서부터 의미를 이어온 한국과 일본의 대결에서 선수들은 ...

  • <드림하이>, 아이돌 시대의 이 기묘한 드라마

    <드림하이>, 아이돌 시대의 이 기묘한 드라마

    7회 월 KBS2 밤 9시 55분 는 온갖 불균질함의 집합체 같은 드라마다. 혜미(배수지)를 비롯한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의 연기는 신에 따라 괜찮음과 미숙함 사이를 오가고, 스토리의 개연성은 떨어지지만 시선을 끄는 힘은 있다. 노래와 춤, 무대를 독창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하지만 진국(옥택연)에서 시작되어 필숙(아이유), 백희(함은정)까지 이어지는 '어떤 이의 꿈'은 무대나 편곡의 완성도를 떠나 묘하게 캐릭터와 동화되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래...

  • <파라다이스 목장>, 만화 같으면 무성의해도 괜찮아?

    <파라다이스 목장>, 만화 같으면 무성의해도 괜찮아?

    1회 월-화 SBS 밤 8시 50분 는 1회부터 “이 드라마는 만화처럼 봐주세요”라고 외친다. 경매에 참여한 주인공들의 머리 위로 알록달록한 숫자가 춤추고 경매가를 표시하고, 쨍그랑 소리와 함께 화면이 유리창처럼 깨지는 구성은 그 목표점이 명확하다. 화면 위를 둥둥 떠다니는 핑크색 하트가 목욕을 하고 나온 한동주(심창민)의 아랫도리를 가리는 대목에 가면 이 드라마를 진지한 자세로 보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말똥 위로 넘어져도 두 주먹을 ...

  • <신기생뎐>, 임성한 월드의 종합판

    1-2회 SBS 일 밤 9시 50분 임성한은 여전히 임성한이다. 바로 전작인 MBC 의 오프닝을 연상시키는 뜬금없는 댄스신으로 시작된 SBS 은 임성한 작가가 그동안 보여준 작품 세계의 총천연색 비빔밥 같은 드라마다. SBS 를 연상시키는 출생의 비밀과 절절한 모정, MBC 을 연상시키는 특이한 소재를 차치하고라도, 직접적인 상품과 문화적 기호들로 인간 등급을 구분하는 표피적이고 속물적인 세계와 그 세계를 도도한 자존심으로 마주하며 버티는 여...

  • <아프리카의 눈물> 에필로그, 눈물의 기록이 남긴 것

    <아프리카의 눈물> 에필로그, 눈물의 기록이 남긴 것

    에필로그 '검은 눈물의 시간 307일' 금 MBC 밤 11시 5분 의 에필로그 '검은 눈물의 시간 307일'은 제작진들이 어떻게 아프리카의 원주민들과 소통하려고 했는지, 그 노력을 담은 보고서다. 아프리카의 진짜 모습, 원주민들의 살아있는 생활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제작진들이 선택한 방법은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한 부족의 성인식을 촬영하기 위해 반복해서 진심어린 부탁을 하고, 말로 안 되면 몸짓으로 대화하며 원주민과의 거리감을 좁...

  • <워크오브아트>, 예술도 경쟁이 되나요

    <워크오브아트>, 예술도 경쟁이 되나요

    금 온스타일 밤 11시 정해진 시간 안에 작품을 만들고, 그 결과물은 같은 심사위원에 의해 비교 평가 된다. 의 진행 방식은 를 고스란히 답습한다. 그러나 그 대상은 프레타포르테 패션이 아닌 순수미술이다. 그래서 이 기획의 첫인상은 불합리하다. 예술가의 창의력을 발휘하는데 시간의 제약을 두는 것부터가 억지스러워 보일 뿐더러 그에 대한 상대비교적인 평가는 감상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회화, 조각, 행위 예술 등 다...

  • <마이 프린세스>, 지금 공주님이 고민해야 할 것

    <마이 프린세스>, 지금 공주님이 고민해야 할 것

    6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로맨스 드라마의 성패는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얼마나 긴장감 있게 그리며 공감을 얻는데 달려있다. 그런 면에서 설(김태희)과 해영(송승헌)의 본격적인 궁궐 동거는 초반 로맨스의 결정타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에피소드였다. 설의 공주 수업이라는 명분의 개연성까지 갖추고 있으니 더 풍부한 이야기를 조합해낼 재료도 충분했다. 하지만 어제 6회는 마치 '1교시 시험, 2교시 시험, 3교시 시험…'처럼 같은 ...

  • <택시>, 현빈 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웃겼나

    <택시>, 현빈 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웃겼나

    목 tvN 밤 12시 '현장토크쇼'가 아니라 '현빈토크쇼', 어제의 는 분명 그랬다. SBS 으로 정상에 오른 동시에 해병대 자원입대 소식으로 화력을 더한 현빈의 종영 후 첫 인터뷰 겸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라니, 물론 스타의 인기와 희소가치가 언제나 쇼의 재미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당일 아침까지 링거 주사를 꽂고 있었으면서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자신의 잘못이고 불찰이라며 사과하고 시청자들을 향해 반듯반듯한 감사 인사를 펼쳐놓는 현빈...

  • '라디오 스타', 미장원 수다는 미장원에서

    '라디오 스타', 미장원 수다는 미장원에서

    '라디오 스타' 수 MBC 오후 11시 5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게스트에게서 웃음을 끌어내는 것은 '라디오 스타'(이하 '라스')의 최대 장기다. 아역스타 3인방을 불러놓았던 특집이 그랬고, 티아라와 함께 출연했던 남녀공학의 멤버들이 그랬으며, 지난 3주간의 엄용수가 그랬다. 하지만 나름 기획 섭외를 흉내 낸 이번 '달콤한 신부들' 특집은 그 장점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슈, 방은희, 이유진은 오프닝에서부터 맥락 없는 수다로 MC들을 ...

  • <추적 60분>, 소 잃고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하기에

    <추적 60분>, 소 잃고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하기에

    '구제역 확산, 예고된 재앙이었나' 화 KBS2 밤 11시 5분 소가 문제다. 하지만 해법은 달랐다. KBS 은 클로징 멘트로 대부분의 농장 입구에 방역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현실을 지적하며 농가의 자체적인 바이러스 유입 방지를 이야기했고, 같은 시간 방영한 SBS 은 정부 차원의 대응책 강구를 강조하며 끝났다. 어디서 차이가 온 걸까. 사실 이라고 정부의 안일한 초동 대응에 비판을 안 한 건 아니다. 방역 매뉴얼은 지켜지지 않았고, 현장에서...

  • <웃어라 동해야>, 아무것도 궁금해지지 않는 이상한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아무것도 궁금해지지 않는 이상한 드라마

    월-금 KBS1 밤 8시 25분 일일드라마를 하나의 장르로 인정한다면, 는 장르적 트루기에 더할 나위 없이 충실한 드라마다.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불쾌하게 얽힌 두 남자 사이에는 출생의 비밀이 있으며, 이 비밀의 폭로를 지연시키는 방법은 당연하게도 돌발적인 사고, 그리고 혼수상태다. 축복받는 결혼은 없으며, 응원 받는 사랑도 없다. 그러나 이러한 식상한 설정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문제의 근본은 아니다. '홈드라마'를 표방하면서 가정 파괴적인 ...

  • <아테나>, 정우성도 구제할 수 없는 이야기

    <아테나>, 정우성도 구제할 수 없는 이야기

    12회 월-화 SBS 밤 9시 55분 얼마 전, 손혁(차승원)은 한국인으로서 미국을 위해 일하는 것이 어떤 의미냐는 재희(이지아)의 물음에 민족이나 국가와 같은 거창한 이념이 아닌 강력한 권력을 얻기 위해 일한다고 답했다. 그것은 세계 에너지 사업을 손에 넣으려는 테러조직 아테나에서 활동하는 가장 합리적인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어제 에서 정우(정우성)에게 잡힌 국정원 잠입 아테나 요원은 독극물을 먹고 자살했다. 이념이나 이상이 아닌 이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