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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트 크리스마스>, 괴물을 만드는 세상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 괴물을 만드는 세상에서

    마지막회 일 KBS2 오후 11시 15분 실험은 끝났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신들을 야금야금 먹어 들어가던 요한을 한 입씩 깨물어 죽여 버렸다. 검은 편지처럼 검은 방에 불려간 아이들은 표정을 지운 얼굴로 똑같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죄는 지어졌으나 죄인이 없는 상황은 김진수의 죽음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죄의 존재조차 모르던 시절과 달리 아이들은 이제 선명한 자신의 잇자국을 보았으되 미간을 찌푸리지 않는다. 그 모습이 요한이 말한 '괴물'이라면...

  • '나는 가수다'의 재도전을 반대한다

    '나는 가수다'의 재도전을 반대한다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일 MBC 오후 5시 20분 “'나는 가수다'의 취지가 누군가를 탈락시키는 데 있지 않고, 좀 더 훌륭한 가수가 좀 더 훌륭한 무대에서 좀 더 훌륭한 노래를 들려 드리는 것에 있기 때문에” 김영희 PD는 자신이 제안한 게임의 룰을 너무 쉽게 거둬들였다. 첫 경연부터 룰은 깨졌고, 김건모는 “드릴 말씀이 없”는 사람이 되어 재도전의 기회를 얻었다. 덕분에 한 명을 탈락시켜야 하는 잔인한 게임에 동의한 관객들만 잔인한 사...

  • < MBC 스페셜 >, 타인의 삶에 대한 오해 혹은 이해

    < MBC 스페셜 >, 타인의 삶에 대한 오해 혹은 이해

    '츠카 코헤이와 김봉웅' 금 MBC 밤 11시 5분 제목만 보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갈지 감이 오는 다큐멘터리들이 있다. 일본 연극계에서 '츠카 이전에 츠카 없고, 츠카 이후에 츠카 없다'고까지 이야기되는 연출가이자 재일한국인으로서 김봉웅이란 이름을 가진 故 츠카 코헤이에 대한 이야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번 은 재일한국인을 방송에서 다루는 가장 빤한 방식, 즉 일본과 한국 모두로부터 배제당하는 주변인의 정체성에 집중하는 길을 선택하지...

  • 김현중│My name is...

    김현중│My name is...

    My name is 김현중. 어질 현(賢)에 가운데 중(中)을 쓴다.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1989년 7월 16일에 태어났다. 세 살 어린 여동생이 한 명 있다. 동생이 절대 안 지는 성격이라 어릴 때는 많이 싸웠는데, 고등학교에 입학하더니 누나처럼 챙겨주기 시작했다. 집에 가면 밥도 챙겨주고 먼저 연락하고. 얼마 전 동생 졸업식 때문에 고향 전주에 다녀왔다. 오빠로서 기 좀 살려주고 싶어서 모델 친구 두 명한테 예쁘게 입고 오라...

  • 김현중│미친 미르, 10년 후를 달리는 소년

    김현중│미친 미르, 10년 후를 달리는 소년

    “제가 생각하는 미르는, 이런 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돌아이 같아요. 하하!” 김현중이 긴 망설임 끝에 내뱉은 말이었지만, 사실 '돌아이'는 KBS 의 '미친 미르' 강미르에 대한 가장 명쾌한 정의다. 마음만 먹으면 전교 1등도 할 수 있을 만큼 머리가 좋지만 순전히 재미로 학교 옥상에서 번지점프를 하고, 방금 전까지 씨익 웃고 있던 얼굴로 같은 반 친구를 향해 주먹을 날릴 만큼 돌발 행동을 일삼는 소년, 굳이 빨간 머리 ...

  • <100분 토론>, 이름값이 정말 아깝다

    <100분 토론>, 이름값이 정말 아깝다

    목 MBC 밤 12시 10분 일본 원전 공포, 우리는 안전한가? 안전하다. 아마 현재 가장 국민적인 관심사라 할 원전 문제에 대한 의 답은 이랬다. 현재 일본 원자력 발전소의 상태는 아주 심각하지 않고,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미칠 영향도 미미하다. 또한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는 일본보다 안정적인 모델이기에 일본 같은 상황이 벌어질 확률 역시 아주 적다. 하지만 이 대답을 듣고 우리는 과연 마음 편히 잠자리에 들 수 있을까. 프로그램에 출연한 ...

  • <론치 마이 라이프>, 서인영을 이렇게밖에 활용 못하나요?

    <론치 마이 라이프>, 서인영을 이렇게밖에 활용 못하나요?

    목 Mnet 오후 11시 서인영 만큼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어울리는 연예인이 또 있을까?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 결혼도 해 보았고, 대학생도 되어보았고, 친구도 사귀어 보았던 서인영이 자신의 이름을 건 가방의 신상 라인을 출시하는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디자인실 최고 권력자로 낙하산을 타고 등장한 연예인과의 회사 생활은 드라마를 만들어내기에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서인영의 개성 있고 강한 캐릭터 역시 이 ...

  • <로열 패밀리>, 진짜 시작을 향한 질주

    <로열 패밀리>, 진짜 시작을 향한 질주

    5회 수-목 MBC 밤 9시 55분 인숙(염정아)과 지훈(지성)이 연락이 되지 않자 깍치(류담)는 두 사람이 벌써 죽은 게 아닐까 걱정하며 “매 값으로 몇 천 만원을 지불하는 재벌”을 예로 든다. 제임스 딘(조상기)은 “맷집 좋은 내가 맞으면 20억은 받을 것”이라며 입맛을 다신다. 에서 돈의 힘으로부터 자유로운 이는 없다. 인숙도 예외는 아니다. 엄집사(전노민)로부터 'JK 사람이 다 됐다'는 평을 듣는 그녀는 모진 운명을 탓하는 순간조차 ...

  • <49일>, 퍼즐조각은 이미 다 나왔다

    1회 수-목 SBS 밤 9시 55분 “눈물 흘린다고 그게 다 우는 건 줄 알아?” 세 사람의 ‘순도 백퍼센트’ 눈물을 받아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은 사후 스케줄러(정일우), 일명 `저승사자`의 대사를 빌어 강조한다.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지현(남규리)의 눈에 비춰진 장례식장은 눈물바다지만, 고인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는 사람은 오직 여동생 한 명 뿐이다...

  • <승승장구>, '무릎 팍 도사'도 해내지 못한 것

    <승승장구>, '무릎 팍 도사'도 해내지 못한 것

    화 KBS2 밤 11시 5분 미스터리다. 이미 '무릎 팍 도사' 등에서 다룬 남진의 스캔들 문제를 물어보기 위해 '당신은 왜?' 같은 코너를 굳이 신설한 것도, 이 불경기에 리액션 외에는 별다른 역할을 못하는 MC 4명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하지만 의 진정한 미스터리는 남진이 출연한 어제처럼, 이 모든 총체적 난관에도 불구하고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웃고 즐기고 가슴 벅찬 방송을 만들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음악학원의 '진짜 예쁜' ...

  • < PD수첩 >의 눈을 가리지 말라

    < PD수첩 >의 눈을 가리지 말라

    MBC 화 밤 11시 15분 사실 어제의 은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지극히 다운 방송이었다. 지진과 쓰나미가 할퀴고 간 일본 현지 리포트는 가족을 잃은 이들의 흥분한 모습이나 현장의 참혹함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전반적인 피해 상황과 피해 지역 주민들의 대처를 담담히 담았다. 그리고 최근 서울대 음대 김인혜 교수의 제자 폭행 및 금품 수수 등의 사건으로 불거져 나온, 교수와 제자 간의 관계가 마치 주종관계처럼 형성되는 현실에 대한 심층 ...

  • <밤이면 밤마다>, <놀러와>에 대한 SBS적인 대답

    <밤이면 밤마다>, <놀러와>에 대한 SBS적인 대답

    월 SBS 오후 11시 15분 의 바뀐 포맷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MC들의 역할 변화에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최초 단독 게스트로 이범수를 초대한 어제의 방송에서 더 극적으로 드러났다. 는 MBC '무릎 팍 도사'나 KBS 처럼 한 인물의 드라마틱한 인생사를 차근차근 밟아가는 형식 대신, '가장 잊지 못할 순간'과 같이 하나의 주제에만 집중한다. MC들은 그 순간을 찾기 위해 그들이 기억하는, 그리고 대중들이 기억하고 있는 이범수에 대해...

  • <놀러와>, 아이유로 페이스를 되찾다

    <놀러와>, 아이유로 페이스를 되찾다

    MBC 밤 11시 15분 드라마와 영화 홍보를 위한 게스트를 초대해 놓고도 최대한 빤하지 않은 토크쇼를 만들기 위해 애썼던 의 장기, 기획섭외가 모처럼 빛을 발했다. '93년생 여자 아이돌'이라는 테마로 묶인 아이유, 티아라의 지연, f(x)의 루나는 가방검사 코너와 고민상담 코너로 천진난만한 여고생이자 또래들보다 먼저 사회생활을 경험한 아이돌로서의 면모를 함께 보여주었다. 그리고 두 MC는 열아홉 소녀들만의 매력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사소...

  • 이제훈│My name is...

    이제훈│My name is...

    My name is 이제훈. 임금 제(帝)에 공 훈(勳) 자를 쓴다. '임금이 되어 공을 세워라' 라는 뜻으로 아버지께서 지어 주셨는데 큰일이다. (에서 순종 역을 했지 않나) 아, 그렇구나. 하하! 1984년 7월 4일 서울 효자동에서 태어났다. 누나가 하나 있고, 여섯 살 때 의정부로 이사해 초중고등학교를 다 나왔으니 의정부 토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08학번이다. 우리 학교에는 현역도 있고 다른 일을 하다가 오는...

  • <반짝반짝 빛나는>, 클리셰도 쓰기 나름

    <반짝반짝 빛나는>, 클리셰도 쓰기 나름

    10회 MBC 토-일 밤 8시 40분 은 빛과 그늘처럼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상황에 속한 두 여성의 이야기다. 그 두 여성은 물론 정원(김현주)과 금란(이유리)이겠지만, 동시에 그녀들의 어머니인 권양(고두심)과 나희(박정수)이기도 하다. 이 네 여성의 운명을 엮어내는 건 출생의 비밀이라는 진부한 코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 코드가 안이하고 작위적인 전개를 이끌어내기보다, 서로 다른 입장에 처한 인물들의 심리를 충실히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