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떠올리고, 첫사랑을 만들 수 있는 명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첫사랑의 공간이 제주도에 탄생했다. 지난해 첫사랑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속 공간, 승민(엄태웅)이 서연(한가인)에게 지어준 제주도의 이 카페 겸 갤러리로 새단장돼 첫사랑의 추억과 설레임을 되살린다. 제주도의 바다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에서 누구나 영화 속 엄태웅과 한가인이 될 수 있다. 을 제작한 명필름은 실제 이 곳을 사들여 영화 속...
해임, 외압, 사임, 내분, 충돌. 지난 몇 달간 전주국제영화제를 유령처럼 따라다녔던 단어들이다. 지난해 6월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해임 파문 이후 부집행위원장과 집행위원장의 사임, 그리고 주요 실무진 8명의 집단사표 제출까지. 전주국제영화제에 그야말로 거대한 회오리가 몰아쳤다. '더 깊은 위기의 늪으로 빠지느냐, 재도약의 길로 가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올해는 그래서 중요하다. 새로 부임한 관계자들도 성공적인 영화제 개최를 위해 애쓰는 기색이 ...
남편과 행복한 삶을 꿈꿨던 정하(엄정화),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자극을 원했던 재인(황정민) 그리고 사랑을 갈구하는 여자 나루(김효진), 이들의 지독한 사랑과 뒤얽힌 삼각관계가 펼쳐진다. 플래쉬 포워드(이야기 도중에 미래의 한 장면을 삽입하는 표현 방식) 기법을 이용해 재인과 정하의 이야기, 재인과 나루의 이야기, 정화와 나루의 이야기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펼쳐지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민규동 감독의 은 2009년 개봉됐던 ...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사교계의 꽃, 안나 카레니나. 그녀를 클로즈업한 이야기는 러시아 혁명과 농노제 붕괴에 이르는 혁명의 한 시대를 펼치며 극한의 로맨티시즘으로 귀결된다. 주문을 외듯 스스로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각인 시키는 안나는도덕도 규범도 생각지 않는상태의 사랑,가장 원형의사랑을 그리려했던 여자일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빛의 제국이라 불릴 만큼 화려했던 시대 안에서 “푸른 안개 같은 자유를 누릴 수 있으니”라 말하며 온 세포를 동원하듯...
국도극장, 중앙극장, 수도(스카라)극장, 단성사 등 1950~1980년대 서울 명동과 을지로 일대에는 극장이 즐비했다. 사람들은 '007 문레이커' '스팅' 등 영화를 즐기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서곤 했다. 연극도 마찬가지다. 30여년 전 연극을 올리는 소극장들이 대학로를 중심으로 융성했고, 이들은 순수 예술로서의 연극을 대중에게 선보이고 확장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들 중 거듭된 변신과 부침을 겪다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극장 세 곳이 학...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아니, 학교에서 만난다. 시골 예고의 음악 교사로 부임된 상진(한석규)은 우연히 만나 굽실거렸던 건달이 자신이 가르쳐야 할 제자 장호(이제훈)임을 알고 놀란다. 음악 소질은 “타고 났다”며 자신하는 장호는 한 때 잘나갔던 성악가 출신인 상진에게 교육을 받고 싶어 하지만 상진은 “노래하는 건달? 폼 나잖아”라며 비꼬기만 한다. 선생은 제자를 “똥”이라 하고, 제자는 선생을 “그쪽”이라 부르는 이상한 상황. 하지만 “성악하는 ...
하루종일 하는 일 없이 폐허가 돼 버린 공항을 서성이기, 동료들과 으르렁대는 소리만으로 대화하기. 원래 자신이 누구였는지, 어떻게 좀비가 된 건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살아가는 R(니콜라스 홀트)의 하루 일과역시생각 없이 지내는 다른 좀비들과 별 다를 바가 없다. 그러던 중, R은 먹이로 삼을 사람을 찾으러 떠난 곳에서 인간 줄리(테레사 팔머)를 만나게 되고 첫 눈에 사랑에 빠진다. R을 경계하고 의심하던 줄리는 차츰 그가 위험하지 않은 좀비란 사...
1996년 개봉한 영화 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존재를 세상에 널리 알린 작품이었다. 전형적인 미남은 아니었지만, 장난스러운 소년과 우수에 젖은 남자를 한 얼굴에 담고 있던 청년은 자연스레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 후로 17년이 흐른 지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거뭇거뭇한 수염이 잘 어울리는 마흔 살 중년이 되었다. 그동안 선 굵은 역할들을 맡으며 연기의 외연 또한 조금씩 넓혀갔음은 물론이다. 오는 21일 국내 개봉 예정인 쿠엔틴...
같은 영화를 두 번 이상 보는 것,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 것, 그리고 영화를 만드는 것.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이 말한 영화광의 3단계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라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추가할 수 있겠다. 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비디오 가게에서 오랫동안 일할 정도로 열성적인 영화광으로 알려진 그는 다수의 기자들을 상대로 한 회견임에도 불구하고 새 영화를 놓고 대화하는 것을 즐겼다. 영화 (이하 ) 촬영 당시 위험했던 현장을 묘사할 때는...
31일 개봉한 의 주인공은둘만의 왕국을 건설하려 한 아이들, 샘(자레드 길만)과 수지(카라 헤이워드)다. 몸보다 마음이 앞서 자라버린 둘은 첫눈에 서로 알아보고, 여전히 철들지 못한 어른들의 눈을 피해 잠깐의 도피를 감행한다. 아기자기한 특유의 색감, 강박적인 앵글과 배치만큼이나 변함이 없는 것은 웨스 앤더슨 감독이 전작들을 통해매번 들려주었던 이야기다. 너무 빨리 자라거나 미성숙해서 어디서도 이해받지 못했던 인간들의 성장담인 것이다. 그리고...
“빨갱이 잡겠다”는 열혈 요원이 “조직의 짐”이 될 정도로 바뀐 시대는 국정원에게도, 북한 대사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북한에 새 지도자가 등장한 뒤로 혼란스럽기는 북이나 남이나 마찬가지. 북에서는 군부 권력 최상층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고, 외화벌이의 일등공신이었던 기존의 대사관 인력들은 본국의 위협을 감지한다. 남에서도 북의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김정은의 권력 승계 이후 행방이 묘연해진 김정일의 비밀 계좌를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지 못 한 데다 심지어 게으르고 편협해서 집 앞에서 이름을 부르며 놀기를 청하는 친구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친숙했던 어린 시절의 어느 날부터 영화에 대해 글을 쓰며 제가 가진 언어의 빈곤함에 좌절하는 지금의 어느 날까지, 변하지 않는 사실 하나는 그 날들이 그렇지 않았던 날들보다 행복했다는 것입니다. 영화가 구해준 삶이 어디 저 하나뿐이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를 지탱했던 '영화로운 날들'과 그 날을 열어 준 고마운 이들에게 띄...
이론과 실제는 다르기 마련이다. 3D 영화가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원리와 방식으로 구현되는지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완성되는 것인지는 직접 보지 않는 이상 구체적으로 상상하기 힘들다. 좀 더 쉽고 빠른 이해를 위해, 가 독립영화 제작사 에서 준비 중인 단편 공포영화 의 제작과정을 바탕으로 3D 영화가 만들어지는 단계들을 짚어보았다. 크게 스토리보드 작업과 촬영 현장, 후반 작업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
홈 비디오 속 한 가족의 행복한 일상이 찢어진 허벅다리의 낭자한 유혈에 잠식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0분에 불과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태국의 해변 리조트로 여행을 간 헨리(이완 맥그리거)와 마리아(나오미 왓츠) 가족. 수영장 근처에서 공놀이를 하던 이들은 순식간에 덮쳐 온 쓰나미에 휩쓸린다. 포악한 급류 속에서 장남 루카스(톰 홀랜드)를 발견한 마리아는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도 어떻게든 그의 손을 잡으려 애쓴다. 한편 다른 두 아들과 함께 ...